#1
그리움이 왜 “쌓이는” 것인지 새삼 알 것 같다.
슬픔도 있었다가 사라지고,
기쁨도 있었다가 사라지고,
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대부분의 감정이 그럴할진대,
그리움이란 이 녀석은.
하루하루 조금씩,
그렇게 흔적을 남겨놓곤,
사라지지는 않는,
그야말로 누적 개념 제대로 들어가주시는,
그래서 어느 순간이 되면,
마음 한 켠에 은근슬쩍 자리잡아,
이것이 생겨난 것인지,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천에 스며든 그 어느 색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가 되어 버린 듯한,
바래지는 듯 하면서도,
그 깊이는 더해지는 듯한,
그러한 너는,
누구냐.
#2
그러한 네 녀석이
시도때도 없이 불러내는 단 한 사람.
당신은 나에게 진정,
매일매일,
“문자 없이 저물어 가는 그리움*”이다.
(* 배수아- 처음보는 유목민 여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