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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10.05 100416_그리움
  3. 2015.12.13 121215_영감

#1

동물 친구들이 떠나간 자리를,

그 무언가가 메꾸고 있다.

때론 사람일 때도 있고,

때론 잊고 지낸 내 과거의 혼자만의 시간일 때도 있다.


소홀히 지나쳤던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책을 뒤적거리는 시간이 많아졌고,

걷고 싶은 곳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약간은 어색했던,

그 빈자리의 시간들이,

이렇게 또 흘러흘러

일상이 되어 가는구나.


#2

나에게 까미노를 소개시켜준 작가가,

까미노의 또 다른 북쪽길을 따라 걷고 있다.

그 여정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8로 시작했던 남은 킬로수가,

어느새 2가 되어 있더라.


그렇게,

언제 도착하려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여정도,

하루하루 조금씩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목적지에 다달아 있겠지.


그게 내가 원했던 곳이었든, 아니었든,

이렇게 걷다보면,

나 또한 언젠가 어딘가에 도달해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 하루도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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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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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움이 왜 쌓이는것인지 새삼 알 것 같다.


슬픔도 있었다가 사라지고,

기쁨도 있었다가 사라지고,

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대부분의 감정이 그럴할진대,

그리움이란 이 녀석은.


하루하루 조금씩,

그렇게 흔적을 남겨놓곤,

사라지지는 않는,

그야말로 누적 개념 제대로 들어가주시는,


그래서 어느 순간이 되면,

마음 한 켠에 은근슬쩍 자리잡아,

이것이 생겨난 것인지,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천에 스며든 그 어느 색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가 되어 버린 듯한,

바래지는 듯 하면서도,

그 깊이는 더해지는 듯한,


그러한 너는,

누구냐. 

 

#2

그러한 네 녀석이

시도때도 없이 불러내는 단 한 사람.


당신은 나에게 진정,

매일매일,

문자 없이 저물어 가는 그리움*”이다.


(* 배수아- 처음보는 유목민 여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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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지기에만 바쁜,

한없이 스스로에게 너그러운,

요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풀어져야 할 때 풀어질 수 없었던 그 시절의 나에게 주는 

"온전히 나를 위한" 지금의 시간은,

그래-, 이제 충분해졌다 싶다.

적어도 자기연민을 극복할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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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은 알아서 영감이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영감은 꾸준히 작업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로댕은 작업 이외 다른 일에는 거의 시간을 쓰지 않았다. 이런저런 외부 일에 가담하지도 않았고, 위치나 자리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조각에 헌신할 뿐이었다."


"로댕에게 말을 건 것은 그의 '작업'뿐이었다. 작업은 아침에 깨어날 때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녁이 되면 그의 손에서는 막 연주를 마치고 내려놓은 악기처럼 작은 떨림이 일었다."


source: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1169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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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예술에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시간은 항상,

견뎌내는 자에게 그 어느 순간

원했던 무언가, 

혹 그것이 원했던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가져다주곤 하더라.

그저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는 것, 

자신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그 외의 무엇도 할 수 없는 그 시기를

내가 기꺼이 감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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